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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을 건너다가.. 덧글 0 | 조회 233 | 2024-05-29 19:56:14
냉장고뒷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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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길게 자라있는 부추를 베던 와중.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최근 차후족이 조금 수상하다.’

마침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홱 돌리자 옹기종기 모여있던 차후족이 딴청을 피우며 흩어졌다.

“너희들 뭐 했어.”

-아, 아무것도 안 한 차후.

“수상한데.”

-명예로운 차후족은 수상하지 않은 차후···.

결백을 주장하는 놈들을 흘겨보며 차후족이 모여있던 스타토토사이트 롤토토사이트 둘러봤다.

‘저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하지만 유심히 살펴봐도 이렇다 할 수상한 점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수사가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CCTV라도 달아야 하나?’

차후족을 노려보며 엄중히 경고했다.

“만약 무슨 일 저지르면 너흰 그날로 우리 시루 영양 간식이 될 거다.”

-차, 차후우웃!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럴 일은 없는 차후! 맹세하는 차후!

텃밭 옆에서 서성거리던 흉포한 맹견, 시루도 차후족에게 경고하듯 섬뜩한 포효를 내질렀다.

-멍! 헥헥헥.

-차흐흑! 제발 믿어주시는 차후!

그들은 첫날 시루에게 당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시루를 극도로 두려워하며 경외했다.

언뜻 듣기로는 내가 기르는 마견(魔犬)이나 성수(聖獸)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차후족끼리도 성수인지 마견인지 견해가 갈리는 모양이다.

‘어머니가 골든리트리버에 아버지가 지나가던 똥개인데 성수에 마견이라. 우리 시루, 출세했네.’

그보다 자란 부추의 손질이 슬슬 끝났다.

갈대처럼 길게 자란 부추는 용케 꼿꼿이 롤베팅 롤배팅 자신의 싱그러움을 과시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너무 자란 나머지 질겨서 못 먹을 수준은 또 아니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쫄깃쫄깃? 근데 채소에도 그런 표현을 쓸 수가 있나?’

채소를 두고 흔히 말하는 ‘너무 자랐다’가 아니라 ‘아니,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랐지’ 같은 느낌이다.

부추 특유의 향도 과하지 않고, 옅은 쌉쌀함과 달콤한 풋내를 남긴다.

‘이런 걸 키워내다니···. 대단한 놈들.’

차후족을 힐끔 바라봤다.

마침 시루가 혀로 코를 날름날름 핥자 그것이 무슨 사신의 선고라도 되는 듯, 차후족들이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혀 깽깽거렸다.

-너무나도 두려운 차후!

-저 혀! 저 혀! 차후!

“시루야, 가자. 저러다 쟤들 숨넘어가겠다.”

-멍!

-차후우우웃!

이윽고 성준과 시루가 멀어지고.

시루가 남긴 공황에 시달리던 차후족들은 공포감이 물러가자 다시 옹기종기 모여 사악하기 그지없는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차후훗! 지배자님이 저렇게 행동하시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차후!

-그런 차후! 우리의 ‘세계수’가 완성되면 지배자님도 우리를 무시하지 못할 게 분명한 차후!

그들은 압도적인 ‘세계수’의 위용을 지켜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지배자 또한 이 세계수의 위엄 앞에 무릎 꿇고 말 것이다.

그때 갈무리한 부추를 주방에 놓고 온 성준이 텃밭으로 돌아왔다.

“어? 이 상추 왜 이렇게 많이 자랐어.”

차후족의 ‘세계수’가 성준의 손아귀에 의해 무력하게 뽑혀 나가고, 스타베팅 롤드컵토토 그 입으로 들어가 비참하게 유린당했다.

-차후우우우! 세계수가!!

“응? 뭐?”

성준은 갑자기 울부짖는 차후족을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봤다. 그런 성준은 방금 딴 너무 자란 상추를 우적우적 씹고 있었다.

* * *

“자, 따라 해. 세계수는 그냥 상추다.”

-차흐흐흐흐흐흑!!

“미치겠네.”

세계상추를 잃어버린 비통함에 잠겨 울고불고 난리가 난 차후족을 진정시키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얼마나 구슬프게 우는지, 울다 지쳐 혼절하는 놈들도 하나 둘 나올 지경이었다.

‘진짜 미치겠군.’

어쩌겠는가.

이 모든 게 내 부덕의 소치이거늘.

“얘들아. 진정하고 이것 좀 먹어봐.”

데굴데굴 구르는 차후족 앞에 아까 구운 부추전 롤토토 스타토토 장이 담긴 접시를 내려놨다.

처음에는 관심도 주지 않고 세계상추를 잃은 비통함만을 노래하던 그들이었지만, 노릇노릇 잘 구워진 부추전 냄새에 하나둘 현혹되기 시작했다.

-이 냄새는 무슨 냄새인 차후···?

-지금 그딴 게 중요한 차후!? 세계수가 사라져버린 차후!!

-하지만 냄새가 너무 좋은 차후···.

걸려들었구나, 이놈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을 테지.

‘이건 평범한 부추전이 아니거든.’

무려 ‘돼지기름’을 팬에 둘러서 구운 부추전이다.

읍내 정육점에 자주 갔더니 단골 대접을 해주길래, 이따금 돼지기름이나 시루에게 줄법한 잡뼈를 얻어오곤 했다.

‘혹시 돼지뼈가 시루한테 안 좋을까 싶어서 수의사한테 물어봤는데, 시루의 기대 수명이 20년 이상이라는 말만 들었지.’

시골 똥개의 위대함이다.

아무튼 돼지기름을 둘러 구운 부추전에 차후족들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건 물이 흐르듯 당연한 일.

곧이어 차후족이 하나둘 부추전이 놓인 접시 위로 올라가고, 올라간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며칠을 굶은 것처럼 부추전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둘이 먹다 열이 죽어도 모를 맛인 차후!

-나 혼자만 먹고 싶은 차후!

-독식은 안 되는 차후!

함께 세계수를 신봉하던 동족들이 하나둘 떠나고.

홀로 남은 차후족, 가장 먼저 나와 대화를 텄던 차후족은 신앙을 잃고 타락한 동료들에게 분개했다.

-다들 정신 차리는 차후! 이건 위대한 세계수의 시험인 차후!

-차후후훗! 세계수는 그냥 상추인 차후!

-신성 모독인 차후우우우우!!!!!

개판이다, 개판.

쭈그려 앉아 녀석에게 말했다.

“너도 가서 먹지 그래?”

-차, 차후우···.

“안 먹으면 시루가 이놈 한다.”

-차, 차후웃!? 당장 가서 먹는 차후···.

결국 쭈뼛거리며 접시로 올라간 녀석이 조심스럽게 부추전을 한 입 베어 물고.

힘차게 외쳤다.

-세계수는! 그냥!! 상추인 차후!!!

잘됐군, 잘됐어.

“그럼 얘들아, 먹으면서 들어.”

-일용할 양식을 내려주신 지배자님이 말씀하시는 차후! 다들 먹는 거 멈추고 말씀을 듣는 차후!!

“먹으면서 들으라고.”

깨작깨작 부추전을 먹는 녀석들을 둘러보면서 말을 이었다.

“음···. 뭐라고 설명해야 하려나. 그래, 부추를 키울 때 길게 키우지 말고 넓게 키워줄 수 있겠어?”

-차후? 높게 말고 넓게 차후?

“그래. 이번처럼 길게 키우지 말고.”

맛은 좋지만, 부추가 무슨 갈대처럼 자라니 기괴하기 짝이 없다.

요리하기도 힘들고.

근데 넓게 키우랬다고 바나나 나무 잎사귀처럼 넙데데하게 키울까 봐 걱정되네. 손짓에 발짓까지 동원해 설명하자 녀석들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연스럽게 키워서 넓혀진 영토를 채우라는 말인 차후!

-완벽히 이해한 차후!

개떡같은 설명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녀석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도 넓혀진 땅을 전부 채우진 말고 절반 정도만 채워줘. 남는 땅에는 또 다른 걸 심어볼까 생각하고 있거든.”

-알겠는 차후!

“그리고···.”

텃밭 구석에 있는 상추를 가리켰다.

“저거 너희 세계수 해. 저건 안 먹을게.”

-차후우우우우웃!!!

부추전을 맛있게 먹고 있음에도 차후족의 마음 한편에는 세계수를 잃은 것에 대한 일말의 허전함이 존재했나보다.

한데 그 공백이 채워지고, 차후족은 세계수의 양육을 허가한 지배자에게 크게 감사하며 기쁨의 춤을 추었다.

잘됐군, 잘됐어.

* * *

‘망했군.’

정갈했던 내 주방은 어느새 밀림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길게 자란 부추를 요리할 수 있도록 여 썰고 요 썰고 하다 보니, 여기저기 온통 부추였다.

‘대체 몇 단이지? 무슨 오병이어도 아니고.’

분명 포기 나눔 받은 부추는 한 단 정도였는데, 보통 부추 길이로 자르니 박스 몇 개는 족히 나올 분량이다.

부추를 자를 때 흐른 부추즙 때문에 주방에서 오솔길의 향긋한 피톤치드가 느껴질 정도였다.

‘이걸 진짜 어떻게 다 먹지? 소영이네는 부추 자체를 싫어한다고 했으니 나눠줄 수도 없고.’

그나마 마을에서 안면을 튼 사람인 이장님께 부추전을 몇 장 구워서 나눠드렸고, 황 포수는 나눠주려 해도 어제 산에 간 이후로 아직 안 돌아온 모양이고.

‘차후족은 모두가 달려들어서 손바닥만 한 부추전 한 장의 절반도 못 먹고 배불러 쓰러져버렸으니.’

큰일이다.

더 이상 짬 때릴 곳이 없다.

‘개는 부추를 못 먹는 게 아쉽군.’

부추는 개한테 독이다.

만약 그렇지만 않았다면, 이 부추로 시루의 두툼한 뱃살에 지대한 공헌을 해줬을 텐데.

‘그렇다고 앞으로 매일매일 삼시 세끼 부추전만 먹을 수도 없고···.’

고민하던 와중이었다.

딩동-

현관문 벨소리가 들리고, 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흠! 성준이 자네 있는가?”

이장님 목소리다.

부추즙이 묻은 손을 앞치마에 슥슥 닦으며 현관문으로 향했다.

“예, 이장님. 어쩐 일이세요?”

“험험, 부추전 잘 먹었네. 접시 돌려주러 왔구먼.”

“감사합니다. 천천히 돌려주셔도 되는데요.”

깨끗하게 설거지까지 된 접시를 돌려받으면서 대충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던졌다.

“어째 부추전은 입에 좀 맞으셨습니까?”

이장님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정말. 너무. 맛있었네.”

“···아, 음. 예. 감사합니다.”

“흠흠···. 미안하지만, 혹시 좀 더 없나?”

어라? 설마 이거?

“부추전이요?”

“그래···. 아까 뭐 자네가 입에 맞으면 더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으음! 아냐, 아냐. 내 괜한 소리를 했네. 늙은이가 웬 주책을···.”

짬 때릴 기회다!

풀어둔 앞치마 끈을 도로 고쳐매며 말했다.

“아뇨, 아뇨. 더 구워드릴까요?”

“어허험. 좋지. 아! 잠깐만 기다리게. 내 얼른 가서 막걸리 좀 가져오겠네. 같이 먹자고.”

세상에, 본격적이시군!

얼마나 드시려고!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잔뜩 드십쇼, 이장님. 아직 부추가 진짜, 엄청, 한참 남았으니까요.’

흐뭇함에 실실 웃던 와중.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장님! 잠깐만요!”

“그래! 뭔가?”

부추를 몽땅 짬 때릴 아이디어!

“저녁에 부추전으로 동네잔치나 열까요?”

“뭣!”

이장님이 펄쩍 뛰었다.

고작 ‘부추전’으로 무슨 동네잔치냐, 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전 먹은 부추전의 기막힌 맛을 경험한 이장은 성준의 말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거 좋지! 하는 수 없구먼! 이렇게 된 김에 아껴둔 전통 소주도 몽땅 꺼내야겠어!”

미쳤다, 그냥.

부추전에, 막걸리에, 전통 소주라니.

이장님이 군침을 삼키며 말했다.

“그럼 저녁까지 좀 참아야겠구먼.”

“참았다 먹는 게 더 맛있는 법이니까요.”

이장님과 잔치에 대해 회의를 나눴다.

부추, 술은 아주 많다.

즉 필요한 것은 일손뿐이다.

이장님은 이에 대해 부녀회장님과 논의하러 여정을 떠났다.

얼마 전에 소영이 다리 나은 잔치를 열었는데 무슨 놈의 부추전 잔치냐며 부녀회장님에게 한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이장님이었지만.

부추전에 단단히 매몰된 이장님의 발걸음은 가볍기 그지없었다.

‘휴, 이 정도면 산처럼 쌓인 부추를 모조리 짬처리 할 수 있겠군.’

그 사실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더군다나 부추전에 막걸리, 전통 소주까지 맛볼 수 있다니.

‘잠깐만. 근데 뭐가 좀 허전한데?’

아니, 뭔가 중요한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다.

부추전, 막걸리, 전통 소주.

거기에 빠져있는 한 가지 포인트.

‘비! 지붕을 퍽퍽 때리는 쏟아지는 장대비!’

얼른 휴대폰으로 일기예보를 확인했다.

“아이고.”

일기예보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구름 한 점조차 없는 맑은 날을 약속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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