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이 주력 무기인 세상에서 칼을 들고 다니는 놈이 있다면?
그건 미친놈이거나 비상식적으로 무서운 놈일 게 분명했다. 총잡이들 사이에 칼잡이가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은 일이었으니까.
희연은 칼잡이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었다. 보고 겪은 게 마루였으니 당연한 이야기. 그래서 그녀는 식인귀에게 돌진하는 흑마의 고삐를 잡았다.
히이이이잉-
갑자기 고삐를 잡아채, 앞다리를 들고 ‘왜 말리느냐는 듯.’ 길게 울었다.
“저거 위험해.”
푸륵-푸르르륵!!!
“지금은 참아. 저것이 무슨 힘이 있는지 모르잖아.”
희연이 링크를 이용해 U+ 자매들에게 공격 신호를 보냈다.
푸슉- 퓨뷱-
퍽- 턱-턱-퍼억-
이어지는 총격에 칼 든 식인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팅- 퉁-
단검이라기엔 길고 장검이라기엔 짧은 넓적한 칼을 휘두르는 식인귀.
‘어? 저거?’
마치 글라디우스처럼 폭이 넓은 칼날로 튕겨낼 건 튕겨내고 피할 건 피하면서 접근하는 식인귀의 모습에 흑마가 푸르릉-? ‘저거 저런지 어떻게 알았어?’ 울었다.
“이런 세상에서 칼 들고 다니는 건 미친놈이라고 그랬으니까.”
푸르르릉-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새 30m 거리쯤 다가온 식인귀. 희연은 식인귀의 눈빛을 읽었다. 무언가 한 수를 감추고 있는 듯한 눈빛.
그녀는 재빨리 박차를 가해 흑마를 달리게 했다. 옆으로 길게 거리를 벌리는 순간. 식인귀의 움직임이 변했다.
8m-
8m-
8m-
단 세 걸음에 24m를 줄이고 마지막 한 걸음을 잡지 못해 어긋난 식인귀의 칼날이 허공을 꿰뚫었다.
“봤지?”
히잉!
저 식인귀 누구와 너무나 유사한 칼질을 하고 있었다. 2년 전 마루 국왕 용병 시절 교전 영상과 너무도 비슷한 모습.
‘식인귀가 국왕의 칼질을 흉내 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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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질을 흉내 내서 어쩌겠다는 거지?
마스크에 후드, 고글을 쓴 식인귀와 거리를 벌린 흑마. 순식간에 가속해 150m 이상 멀어지자, 식인귀가 방향을 바꿨다.
틈만 나면 저격하고 있는 U+ 자매들을 먼저 공격하려는 것 같았다.